20년 전, 이 집은 건축주의 꿈과 건축가의 비전을 담아 설계되었다. 남쪽과 북쪽으로 열린 큰 유리창은 자연과의 연결을 의도했고, 따뜻한 온기를 담아낼 벽난로는 가족의 중심 역할을 기대했다. 지하와 연결된 다목적 공간은 빛과 공기를 품으며 지하라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이 공간들은 그 의도와 다르게 현실적인 문제들 속에서 서서히 들어났다. 이 문제는 20년이 지나고 나서 야기되지 않고 1~2년사이에 서서서히 일러난것이 20년이 흘렀다는 것이다.
거실은 큰 유리창을 통해 드러나던 개방감이 더 이상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남쪽 창은 차가운 공기를 막기 위해 뽁뽁이 단열재로 덮였고, 북쪽 창은 완전히 커튼으로 가려졌다. 한때 가족이 함께 모여 따뜻한 시간을 보내도록 설계된 벽난로는 사용되지 않은 채 단순한 장식품이 되어 있다. 처음 의도했던 낭만과 실용성은 이제 유지와 단열 문제에 가려져 있다.
결로 문제는 이 집의 다양한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2층 테라스와 연결된 계단 부위와 주방 천장에서는 결로수가 떨어지며 마감재가 망가졌고, 드레스룸 천장은 손상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특히 별동으로 계획된 거실의 천장은 결로로 인해 더욱 심각한 손상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설계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디테일이 시간이 지나며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난 것이다.
이 집에서 드러난 한계는 단순히 설계의 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 그것은 당시 기술적, 환경적, 그리고 설계적 이해의 범위와 한계를 보여준다. 설계 당시에는 미처 고려되지 못한 요소들이 시간이 지나며 문제로 나타났고, 이는 건축적 고민의 깊이를 요구하고 있다.
건축은 단순히 도면 위의 이상을 구현하는 작업이 아니라, 실제 삶의 맥락과 만나는 작업이다. 이 집은 설계 의도와 실제 사용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드러내며, 건축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결로로 얼룩진 천장과 들뜬 마감재는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과거의 한계와 현재의 고민이 만나는 지점이며, 이를 통해 건축적 성장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