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형님 의 숙원 사업 에피소드 05

누나의 집을 고치고 싶었던 건축사 형님의 이야기
2025.01.19

어느 날, 건축사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지만대화는 시작부터 무거운 

주제로 이어졌다.

이 집을 패시브 하우스로 리모델링할 수 있을까?”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본인이 설계했던 집이지만, 현재의 상태가 너무 안타깝다

며 어떻게든 개선할 방법을 찾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 집은 누나가 거주하는 곳이라며, 제대로 된 주거 환경으로 고쳐주는 것이 평생의 숙원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나의 숙원 사업은 누나가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주는 거야.”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요청에, 나도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집의 도면을 살펴보고, 현 상태를 철저히 분석하며 리모델링 가능성을 검토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형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집은 패시브 하우스로 만드는 게 어렵습니다.”

패시브 하우스를 구현하려면 건물의 모든 요소가 세밀하게 설계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 집은 기본적인 구조에서 큰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지상층은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창호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하고 단열 시공을 새롭게 한다면 어느 정도

성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기초 구조는 상황이 달랐다. 이 집은 지하층과 연결된 형태였고, 지하층의 단열처리와 올라오는 습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패시브 하우스의 기준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습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곰팡이, 악취, 구조 손상 같은 문제가 발생해 거주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었다. 물론 안되는 것은 아니다 금전적으로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 더 문제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달했다.

형님, 이렇게 고치는 것보다는 새로 짓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취소되었다.

계속해서 그 집의 환경에서 누님과 가족들은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 안타깝다. 

그날 대화를 통해 나는 건축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건축은 단순히 형태의 아름다움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구조, 기능, 미라는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왜 구조부터 시작하겠는가? 이유는 중요한 순서부터 나열한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필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늘 이렇게 가르친다.

구조가 부실하면 사람은 죽을 수 있다.

기능이 부실하면 사람은 천천히 죽는다.

미가 부실하면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건축사 형님이 내게 남긴 이야기는 건축이 시대적 환경과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사람들은 종종 건축에서 디테일을 간과한다. 하지만 건축에서는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설계에서 디테일이 부족하면 시공자는 편의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게 되고,

 이는 곧 소비자에게 금전적, 건강적 손해로 이어진다.

 

 건축은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그러기에 구조부터 디테일까지 모든 것이 치밀해야 한다.

형님의 요청은 단순한 리모델링의 문제를 떠나, 건축의 책임과 역할을 다시 되새기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