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며 그린 풍경

2026.07.21

정약용 펀그라운드 유스호스텔의 풍경은 평온하고 한적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조금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아이가 처음으로 외박을 떠난 날, 집안은 고요했지만 

그 고요함이 오히려 허전함으로 다가왔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느꼈던 아이의 존재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 빈자리에서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아이를 유스호스텔에 데려다준 뒤, 나는 자연스럽게 그림 도구를 꺼냈다. 

어쩌면 시간을 보내기 위한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펀그라운드의 건물과 주변 풍경을 그리기 시작하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아이 생각으로

 가득했다. 펜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물감이 번져가는 순간에도

 내 마음 한편에는 조급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간이 평소보다 더디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그림을 완성해가는 동안 아이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아이가 우리 곁을 떠나 처음으로 스스로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가는 순간이었지만,

 부모로서의 우리는 작은 걱정과 묘한 허전함 속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이 하루가 아이에게는 설렘과 도전으로 가득 찬 날이겠지만, 

우리에게는 그 도전을 지켜보는 긴 기다림의 하루였다.

 

완성된 그림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아이를 기다리며 느낀 아빠의 마음과 허전함, 

그리고 작은 응원의 마음이 스며들어 있었다. 

유스호스텔의 건물과 그 주변을 채운 풍경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모의 시간이 함께 담겨 있었다.

 아이의 하루 외박은 성장의 아주 작은 한 걸음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아이의 독립과 성장이라는 큰 변화를 느끼게 한 순간이었다.

 

이 그림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그림은 너를 기다리며 그린 거야. 기다리는 시간은 길게 느껴졌지만, 

그 시간 속에서 너는 스스로의 세계를 조금씩 넓히고 있었단다. 

너의 성장은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선물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