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에 딸과 함께 나섰다.
햇빛은 따사롭고, 가을바람은 선선했다.
유리 천장을 타고 내려오는 빛이
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감싸고,
그녀는 손을 잡고 내 옆에서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우리는 매장들을 돌아다녔다.
그곳엔 온갖 물건들이 즐비했지만,
사실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딸과 함께 걸으며 주고받던 대화들.
손끝에 느껴지는 딸의 따스한 온기,
그 속에서 우리는
크게 웃고, 가볍게 장난을 주고받았다.
햇살 속에서 걷다 보니
시간은 금세 흘러가고,
딸은 어느새 지친 듯 내 옆에서 조용해졌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그 평온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세상과 떨어져 잠시나마
우리만의 시간을 살아냈다.
돌아오는 길,
딸은 내 손을 꼭 잡은 채 말했다.
“아빠, 오늘 참 즐거웠어요.”
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 하루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았다.
햇살이 좋았던 그날,
우리는 그렇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