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카페, La Pointe Noire
거친 선들이 조각한 오후의 풍경
지붕 아래 묵직한 침묵을
커피 향이 감싸안는다.
보도블록 위로 흩날리는 그늘,
앉은 이의 모습은
흐릿하게 스며든 시간 속에
희미하게 흔들린다.
한낮의 햇살은 나무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텅 빈 거리 속에
마지막 남은 속삭임을 흩뿌린다.
입구 앞 플랜터에 핀 꽃들은
차마 자리를 떠나지 못한
기억들을 품고 있는 듯.
서늘한 바람이 스쳐지나갈 때,
그 기억은 문득 살아난다.
여기,
카페는 그저 흘러가는 장소일 뿐,
수없이 다가온 이들과
멀어져간 이들의 이야기가
또 한 번 그 벽을 스친다.
시간 속에 잊혀져도
이곳엔 늘
작은 이야기들이 잔잔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