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 끝에 자리한 낡은 집,
비틀어진 철문과 나무 계단이
오래된 시간을 말없이 품고 있어.
전선이 뒤엉킨 하늘 아래,
사람의 흔적은 희미해졌지만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햇살은
여전히 따뜻하고,
벽돌 틈마다 쌓인 기억들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
지나가는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
이곳을 지나온 모든 순간들이
조용히 떠올라.
익숙한 듯 낯선,
그러나 결코 잊히지 않을 풍경 속에서,
우리의 삶도 이처럼 조용히
흔적으로 남을 수 있을까?
사는 것, 그리고 사라지는 것.
하지만 그 사라짐마저도
어쩌면 아름답다는 걸
이 집이 가만히 속삭이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