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 그리고 여백의 시 symphony"

2025.01.09

이 작은 골목길을 그린 그림 속에는 점과 선이 춤을 춘다. 점들은 단순한 흑백의 밀집과 간격 속에서 벽돌의 거친 질감을 만들어내고, 바닥의 돌 하나하나를 그려낸다. 그것은 단순히 찍힌 흔적이 아니라, 시간을 품은 재료다. 각각의 점이 모여 만들어내는 질감은 벽의 나이와 바닥의 이야기를 속삭인다.

선들은 더 과감하다. 선은 골목의 깊이를, 계단의 높이를, 그리고 발코니의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선의 굵기와 방향에 따라 골목은 낮과 밤 사이를 오가는 듯한 생기를 얻는다. 이 선들이 모여 만들어낸 그림자는 실재하지 않으나, 보는 이에게는 더없이 선명하다. 그것은 단순한 선의 배열이 아니라, 빛과 어둠의 대화를 끌어낸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여백이 있다. 점과 선이 만들어낸 공간 속에서 여백은 고요한 숨을 쉰다. 여백은 골목을 더 깊게 만들고, 계단 위의 공기를 더 부드럽게 한다. 여백은 비어 있지만, 그 자체로 채워져 있다. 점과 선, 그리고 여백이 함께 만들어낸 이 그림은 단순한 풍경의 재현이 아니라, 눈으로 읽어가는 한 편의 시다.

이 골목을 걷는 상상을 해본다. 발끝에 닿는 돌바닥의 까끌까끌함, 벽돌 사이사이로 드러나는 시간의 흔적, 그리고 창문 사이로 들리는 바람 소리까지. 이 모든 것이 점과 선과 여백으로 이루어진 한 폭의 그림 속에 담겨 있다. 이는 단순한 선과 점의 조합이 아니다. 그것은 골목이 가진 생명이며, 그 골목을 마주하는 우리의 상상이다.

이 그림은 말한다. "나는 점이다. 나는 선이다. 그리고 나는 여백이다. 내가 만나 세상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