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추억스케치

2025.01.20

딸과 함께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신카이 마코토 공식 하이라이트 필름 콘서트에 다녀왔다.

딸은 공연의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무언가를 속삭이며 손을 잡아 끌었다.

그런 딸아이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귀여웠다.

그러나 나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했다.

공연장 옆으로 펼쳐진 풍경은 나를 사로잡았다.

수경원터와 광혜원이 보이는 풍경 뒤로 현대식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문의 틈 사이로 광혜원의 옛스러운 건축미가 드러났고,

그 뒤로는 백주년 기념관의 단정한 현대적 선이 이어졌다.

과거의 흔적과 현대의 형태가 한 화면 안에서 겹쳐지는 이 풍경은 묘한 울림을 주었다.

광혜원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으로,

서양 의학이 도입된 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곳이 간직한 시간의 흔적은 세월의 무게를 말없이 증언한다.

반면 백주년 기념관은 새로운 세기의 문을 열며 현재와 미래를 잇는 장소로 서 있다.

과거와 현재가 대문을 경계로 한 화면에 나란히 담길 때, 이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위치를 넘어 시간과 가치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느껴졌다.

딸은 연신 콘서트 이야기를 이어가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광혜원의 모습과 백주년 기념관의 조화로움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흔적은 단지 오래된 것이 아니라, 현재를 지탱하고 이해하게 하는 토대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을 때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대문을 지나며 나는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이곳에서

 

 

딸과의 기억을 하나 더 쌓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