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시작된 11년의 나눔

2025.02.19

처음 기부를 시작한 곳은 명동성당이었다. 딸아이가 한 살이 되던 해, 생일을 맞아 단순한 축하를 넘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명동성당에서 처음 딸아이의 이름으로 기부를 했고, 그 순간의 따뜻함이 계기가 되어 11년째 같은 곳에서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딸아이의 생일이 되면 나는 어김없이 명동성당을 찾는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나눔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싶어 시작했지만, 이제는 이 행위가 나에게도 깊은 의미가 되었다. 성당 앞에 서면, 지난 11년 동안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듯한 기분이 든다. 그때의 나는 한 살이 된 딸아이를 바라보며 이 작은 실천이 먼 훗날 어떤 의미로 남을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한다. 나눔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처음엔 기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던 딸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묻는다. "엄마, 올해도 명동성당 가?" 그리고 가끔은 "우리가 기부하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 거야?"라고 궁금해하기도 한다. 나눔이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기부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다. 나 또한 그 과정에서 따뜻한 마음을 되새기고, 우리 가족이 공유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마음으로 이어가는 이 전통이 딸아이에게도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명동성당에서 시작된 이 작은 나눔이 앞으로도 우리 가족의 삶 속에 깊이 자리 잡기를.